posted by 행복한저널리스트 2013. 3. 25. 11:36

[영화] 생활고에 시달리는 영화 <간첩>

"간첩들도 먹고 살기 바빠!"

펀미디어 73호 :: 2012년 10월 8일 │ 펀미디어 조현규 기자(jhg8279@naver.com)


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간첩이라는 단어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간첩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낸 영화 <간첩>은 “대한민국 간첩 인구가 5만 명에 달하는 2012년,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간첩이라는 존재가 평범한 대한민국의 국민처럼 살아가고 있는걸 보여주려 하는 것 같습니다.

▲ 우리 주변 이웃사람 같은 간첩들

영화 <간첩>에는 전세금 인상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 억척스러운 동네 부동산 아줌마, 명예퇴직 후 탑골 공원에서 시간 때우는 독거노인, 소를 키우며 FTA 반대에 앞장서는 귀농 청년 등 조금은 특별한 간첩들이 등장합니다. 간첩신고보다 남한의 물가상승이 더 무서운 생활형 간첩들이죠. 영화 <간첩>은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이중 작전을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 <간첩>의 간첩들은 본연의 임무를 잊은 채 자식걱정, 전세 걱정 등을 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으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

▲ 북한의 여간첩

본격적으로 영화 <간첩>에 대한 내용을 전해드리기 전에,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간첩 사건들에게 대해서 잠깐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08년, 여간첩이 장교 3~4명과 내연관계를 맺어 군 기밀을 빼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때 군 당국과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국민들의 안보의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2009년에는 17년간 간첩활동을 한 대학 강사가 검거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교수는 유학 활동 중 북한의 대남공작부인 35호실에 포섭되어 17년간 국가기밀을 북한에 넘겨주고, 공작금을 받아온 것이 확인됐습니다.


윤 차장검사는 “장기적인 우회 침투를 위해 유학생을 포섭해 공작금을 건네는 방식의 간첩사건”이라며 “유학생과 해외 동포들의 안보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간첩으로 의심받아 15년간 수감 생활을 했지만, 2007년 재심을 통해 ‘간첩에 의한 혐의는 없다’고 밝혀진 재일교포 이 씨의 사례도 있습니다.

이 씨의 인생은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국내 대기업에 취직을 하였으나 간첩혐의로 체포되어 자격이 박탈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던 이 씨의 아픔은 그 어떤 물질적 보상과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영화 <간첩>의 관전 포인트

▲ 영화 <간첩>의 주인공들

영화 <간첩> 관전포인트1. 일반 시민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간첩들

영화 <간첩> 속 인물들이 전세 값이 올라가 걱정하고, 부동산거래에 복비를 받는 것에 힘쓰는 것 등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간첩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고도로 훈련되고 명령에 죽고 사는 모습의 간첩이 아닌 일반 시민으로서의 모습에 더욱 친근감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 <간첩> 관전포인트2. 잔인한 암살자가 아닌 인간적인 간첩들

영화 <간첩>은 북한 고위 인사의 탈북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북한 암살팀은 탈북을 한 고위 인사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며 혼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북한의 공작원이 아닌 생명을 중요시 여기는 인간적인 모습의 간첩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간첩> 관전포인트3. 간첩을 그만두고 싶은 간첩들

그들은 이제 북한의 지시를 벗어나 간첩을 그만두고 싶어 합니다. 이들은 북한은 북한대로 남한은 남한대로 살면 될 것을 이렇게 이념 투쟁을 하고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감을 느낍니다. 또 내 가족 먹여 살리기 바쁜 이 시점에서 국가를 위해 자기의 목숨을 바쳐가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북한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 <간첩> 관전포인트4. 국가에 대한 충성보다는 개인의 삶이 중요한 간첩들

암살팀 부장으로 내려온 공작원은 국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고 하는 반면 ‘간첩’의 캐릭터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보다는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남한 사회에 매료된 간첩들은 자주 가치관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남북한이 갈려서 대치하고 있고, 전쟁이 잠시 휴식을 갖고 있는 ‘휴전상태’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영화 <간첩>에서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허울만 있을 뿐 실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요 근래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간첩관련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국내의 안보의식은 그리 높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보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일어나면 안 되지만, 국민들의 생활과 생각을 통제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간첩>은 간첩들이 남한의 국민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강조합니다.

영화가 다른 흥행하는 영화에 밀려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지 않지만 국내 안보 측면에서 본다면 정말 흥미 있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영화라고 봅니다. 생각하며 볼 수 있는 영화, <간첩>을 적극 추천합니다!

 

http://www.punmedia.net/1244 ← 기사 올렸던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