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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31 노인 일자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posted by 행복한저널리스트 2013. 3. 31. 22:03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피라미드이거나 항아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급격한 출산저하 덕분에 젊은 층은 크게 늘지 않는데 노년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의료기술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100세 시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고도성장에는 지금의 노년층의 노고가 있었다. 노후에 대한 대비를 하기는커녕 자식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 노년층은 마땅히 소득도 없다. 돈을 벌고 싶어도 나이가 들어서 취직도 하기가 어렵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폐지를 줍고, 고철을 모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자주 보게 된다. 각자의 무슨 사연 때문에 연세도 있으신데, 폐지를 모으시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그리하여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경남리싸이클링

마산 양덕동에 고속버스터미널 옆에 보면 큰 고물상(경남리싸이클링)이 보인다. 구수한 말투가 인상적인 전라도 사장님이었다 

창원지역에는 265개의 고물상 중 150개의 업소가 불황을 느끼고 있어요. 우리 가게는 중간업체라 그나마 입에 풀칠할 정도는 되죠. 도매업을 하는 큰 업체는 연 매출이 200~500억 가까이 나가요. 값비싼 고철을 대상으로 거래하다 보니 중소기업 버금가죠.” 

▲ 폐지 및 재활용품들

자신의 가게에 매일 100여 명의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각자 사람들 마다 책 한 권의 사연을 닮고 있다고 한다. 사연이 없고 풍족한 분들이 폐지를 줍고, 팔고 할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가끔 학생, 주부들이 용돈 벌이로 집에 있는 책이나 옷가지를 가지고 온다. 심심풀이로 소일거리 삼아서 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신 것이었다. 

폐지 1KG당 70원씩, 플라스틱은 150원, 고철의 경우 300원은 받는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10,20원 정도 더 처 준다고 한다. 다른 곳은 50,60원으로 사서 70,80원으로 되 팔아서 이득을 보기 위해서 싼 값에 매입하기도 한다. 고물상 주인도 잘 만나야 한다. 경남싸이클링 대표처럼 좋은 사람 만나기도 힘들다고 강조하신다.

가게에서는 생계형으로 폐지를 모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해서 고물상에서 손수 만들어서 제공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가게에 자주 오게 될 것이라 했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단가보다 조금 더 높여서 돈을 더 얹어 주기도 한다. 대부분이 생계형으로 사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준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집에서 부족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소일거리 삼아서 운동할 목적으로 폐지를 줍고 다니는 분들이 가끔 있다고 한다. 이곳 대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부대끼면서 지내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가 버리곤 한다.

 

경남리싸이클링의 대표는 사회에 대한 의식 또한 깨어 있었다.

 

공직에 있는 관리들이 능력이 우수하지는 않더라고 존경받을 수 있는 깨끗하고, 청렴한 사람들이 맡아서 했으면 좋겠네요. 매월 천만 원 아니 몇억을 받아가더라도, 존경받는 인물. 깨끗한 사람이 받아 가면 좋겠죠.”

 

소일거리 삼아 하시는 할머니

 

조금 전 고물상에서 봤던 할머니를 인터뷰해보았다. 그 할머니는 남부러울 것이 없다고 한다. 자식 집에서 얹혀살면서 노인정에 가서 노인들이랑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밖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폐지를 모아서 반찬거리도 하고, 손주들 용돈을 주는 낙으로 한다고 한다 

가족들의 반대 또한 완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이 일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 했다. 운동도 되고, 보람도 되고, 바깥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또한, 할머니는 연금 받고, 자식들에게 돈 받고, 사는 것은 무의미한 삶이라고 말했다. 수동적인 삶을 원하지 않으신 것이다. 국가에 대한 불만은 느끼고 있지 않았다. 항상 감사하고 살아가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긍정적인 할머니를 만남으로 인해서 저 자신에게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아파트 헌 옷 수거함에서 헌 옷을 정리하고 있는 할머니

 

할머니의 첫 마디는 이러했다. 

돈이 필요해서 하는 거지. 안 그러면 왜 이렇게 고생하겠나라고 했다. 집에 있으면 돈도 나오지도 않고, 가만히 연금만 받고 어떻게 사느냐고 되물었다. 턱없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돈이 안 되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모으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한다. 매주 2, 3일 정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줍긴 하지만 오천 원을 모으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 할머니 또한 현재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다. 다만 돈이 부족할 뿐 불만은 없다고 했다.

 

거리를 지나가다가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머니 역시 생계를 위해서 하신다고 한다. 매일 나오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몇 번 나오면서 생활에 보태기 위해서 한다고 한다. 돈이 많이 있으면 어떻게 생활이 바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살고 있다고 한다. 국가에 관한 이야기의 질문은 대답하지 않으셨다. 우리 가족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오순도순 살았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이야기 해줬다.

 

 큰 리어카에 많은 폐지를 싣고 오시는 할머니

 

할머니의 손에는 7천 원이 쥐여 있었다. 할머니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였다. 흔쾌히 응해주셨다. 인터뷰 내내 할머니의 삶을 들을 수 있었다. 사연이 살아온 연세만큼 많으셨다. 일일이 다 열거해드리진 못하지만 잠시 들었어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오신 듯했다.

국가에서 주는 연금은 받아야 할 사람은 못 받고, 안 받아도 될 사람은 받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런 것은 좀 고쳐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이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는 “60이 넘으면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스쿠터 할머니

오토바이에 많은 양의 고철과 폐지를 싣고 가시는 할머니를 보았다. 급히 달려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스쿠터 할머니 역시 생계형이었다. 사연을 듣자면 파란만장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오토바이를 구매할 수 있었고, 그 뒤에 끌고 다닐 수 있는 리어카같은 것을 달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할머니는 주된 수입원이 연금이라고 한다. 거리를 다니면서 폐지와 고철을 주워서 하루에 몇천원씩 버는게 삶의 낙이라고 한다. 노인이 되었다고 아무것도 없이 집에만 있는다면, 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사는 것만 같아 싫다고 했다. 노인이라고 해서 사회생활을 못하고,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 일원으로써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할머니 역시 이렇게 힘들다면 힘들 수 있는 일을 하고 계신 것이었다.

할머니 또한 삶에 대한 만족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은 거고 지금 우리 또래의 사람들은 다 그렇지 않느냐?”고 오히려 질문을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말고, 힘 닿는 대까지 열심히 살아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할머니한테서 왠지 모를 억척같이 강한 어머니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자그마한 고물상

 

그 이후 2곳의 고물상을 방문했다. 처음 방문한 곳과 달리 자그마한 고물상이었다.

벌이가 안 돼요. 힘들어요. 적자를 면하면 다행이죠. 안 망하고 이어가고 있으면 다행이죠.”

 

2곳에서 들은 답변은 이러했다. 한국경제상황과 세계경제상황을 비추어 보았을 때 성공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할머니를 비롯한 고물상 사장들까지 바라는 것은 한가지였다.

사람답게 살고,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은 것이 공통된 점일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이 쉽게 느껴질 수 있으면서도 어려운 것이 문제다. 각자 사람의 인생마다 사연이 없고, 억울함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다.

국가가 모든 걸 대신해주고 사람다운 삶의 영위 할수록 다 도와줄 수는 없다. 사회적 약자인 노년층과 누구나 꺼리는 3D업종의 사람들을 만나봤다. 그들의 소원은 큰 소원이 아니었다. 정말 평범하고 누구나 누려야 하는 행복에 대해서 말을 이어 갔다.

행복하게 살고, 물질적으로가 아닌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돈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