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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저널리스트 2013. 7. 1. 21:08

6.25에 받게 된 학생예비군


 

2013625일 오늘은 학생예비군을 시작하는 첫째 날입니다. 1950625일 전쟁이 일어나 시점에 예비군을 하게 되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리하여 6.25에 예비군을 받는 학생들을 살펴보고자 스케치를 해보았습니다. 저는 늦잠을 자서 택시를 타고 훈련장 앞쪽까지 왔네요. 늦어서 지각을 했네요~;; 집 앞에 예비군 대대가 있어 거기로 가면 가까운데, 학교예비군으로 편성이 되어서 조금 먼 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인원이 많아서(?) 올라가는 데 잠깐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네요. 10분 정도 대기하다가 예비군 조교 인솔하에 위쪽에 있는 연병장 같은 곳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 예비군 교장의 특징이 그렇습니다. (웃음) 그사이에 나무 그늘에 앉아서 넋 놓는 예비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예비군 숫자가 600명 가까이 와서 왁자지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비군 총기인 M16이 다 배분이 되고, 구석에 있던 카빈총을 가지고 와서 예비군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 중 저도 한 사람이었습니다. 카빈총이라 함은 예전 세계 2차 대전과 한국전쟁 때 써왔던 골동품이죠. 그걸 제가 또 사용하게 되네요. 군 복무 당시 많이 만져보긴 했지만, 다시 만지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예비군   

 

안보교육관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으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뒤에 구석 자리와 공간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현역 임무를 다 수행하였고 예비군 훈련에 대한 귀차니즘’ ‘짜증등이 공존하는 상태에서 이날의 비는 이러한 모든 상황을 증폭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6.25라 해서 거창한 동영상이나 안보교육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예비군 교육을 하는 부대나, 교육을 받는 저희에게는 6월 25일이라는 날은 1년 중 하루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처럼 안보교육을 시행하게 되었고 순서에 맞게 예비군 훈련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예비군 훈련 시작 

조별로 나눠 훈련을 시작합니다. 사격조, 기본훈련조로 나뉘어 훈련을 시작합니다. 기본훈련조에 속해 맨 처음 구급법 교장으로 이동하여 구급법 교관님에게 인생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옛날에는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되고, 놀아도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이끌어라. 그래서 학생예비군이 훈련시간이 적은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죠. 어쩌면 구급법을 듣는 것보다 더 값진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구급법도 실습하고, 수색 정찰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실습 교장으로 이동합니다.


 

수색정찰을 하고 난 후 교관님과의 이야기 타임. 오순도순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짧은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별 이야기가 없었고 남자들이 모이면 하는 지겨운 이야기 바로 '군대 이야기'를 풀어놓았죠. 그렇게 휴식시간을 보내고 오전 훈련 일과가 마무리되어 갑니다. 워낙 예비군자원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신출내기 병사들이 있어서 미흡한 점도 있었죠. 옛날 시절을 생각하면서 웃어넘겼습니다.

 

 

휴식시간에 재밌는 사진도 하나 찍었습니다. 친구의 말이 "남는 건 사진뿐이다. 이런 게 추억이다."라고 해서 사격 자세를 취하는 친구에 대한 보답으로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초상권보호를 위해 부득이하게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한 점 이해해주세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이상하게 군복을 입으면 배고프고, 잠이 온다고 그러네요. 예비군이든 현역이든 군인 복장을 하고 있으면 그런 거 같네요. 절제된 생활과 단체생활을 해야 하니 더더욱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비군은 자유분방하게 지내오다가 통제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피로를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원수가 많은 관계로 탁자와 식당에 자리가 너무 일찍 차 버리는 관계로 길바닥과 잔디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짬밥은 아니지만 여기서 먹으니까 왠지 모르게 맛있네" , "이상하게 군대리아가 먹고 싶다. TV에서도 요즘 나오던데 먹고 싶더라" 라고 2명의 예비군이 말을 해주더군요. 그렇게 점심시간 흘러가고 오후 교육시간이 다가옵니다. 저희는 오전에 기본훈련을 마쳤기 때문에 사격 관련된 훈련만 하면 되었죠. 


 

사격을 하러 가자

 

가상 사격 훈련장이 설치된 예비군 집결장소에서 대기한 후 교관(동대장)의 지휘 아래 스크린을 보고 사격연습을 합니다. 인원이 많은 관계로 차례차례 하는 동안 갑작스럽게 비가 와르르 쏟아지게 됩니다. 군대에서는 비가 오면 일과가 정지되기 때문에 예비군들은 환호성을 질렀죠. 예상은 하였지만, 비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 부대 측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로 인해 예비군 교육에 차질이 생긴듯 합니다. 원래 비가 오면 시청각 교육, 안보교육으로 대체 하는데 오후 늦게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는 바람에 혼란스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예비군 훈련의 꽃인 사격을 하러 갑니다. 비가 와도 이것만은 시행하라고 위에서 지시가 내려온 것 같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PRI는 생략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 예비군들과 함께 "비가 오는데 그냥 안보교육을 하고 시청각 자료 보여주지 굳이 사격을 고집하는 걸까" 라는 열띤 토론을 하였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의미 없는 논쟁인 것 같아 그만두고 휴식을 취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토론이 가능했던 것이 제가 있던 부대도 비가 오면 시청각 자료와 안보교육을 시행하였으니까요.  

많은 예비군으로 인해 저희 조는 사격을 하지 않았습니다. 1년에 한 번씩 합법적으로 총을 쏠 기회를 놓쳐서 아쉬웠습니다. 총을 쏘았다면 전 조기퇴소를 했을 것입니다. 사격 솜씨나 훈련 간에 실력이 좋은 예비군에 한 해 일찍 귀가 조치를 시켜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전 그걸 노렸는데 아쉽게 총을 쏘지 못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사격장이 협소하여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할 수 없어 부득이 하게 못 하게 되었네요. 저도 그냥 한낱 예비군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빗소리를 들으며 산을 바라보며 경치 감상하는 게 좋았거든요. (웃음)

 

비로 인한  빠른 퇴소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예전보다 이른 시간에 예비군 퇴소를 시작했습니다. 퇴소시간이 되니까 없던 기운이 되살아나고 축 쳐져 있던 예비군들이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이건 무슨 현상일까요. (웃음)

오전에 늦게 온 예비군들은 예비군들이 퇴소 후 보충교육을 한 후 퇴소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학생 예비군의 하루는 저물어 갑니다. 마치고 나온 예비군에게 물어보니 "국가에 부름에 왔는데 솔직히 난 모르겠다", "오늘은 쉬는 날로 생각한다" 등 각기 다른 생각들을 하고 예비군에 임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6·25전쟁 63주년을 기념하여 학생 예비군을 스케치해 보았으나, 많은 세월이 지났고 현역 군인 생활을 보내고 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의욕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비상사태가 난다면 누구보다 더 앞장서서 국가를 지켜줄 예비군들이라 생각됩니다. 2년 동안 배워왔던 기술과 능력은 헛된 것들이 아니니까요. 

 

예비군 여러분 화이팅 입니다.

 

 

http://blog.daum.net/mma9090/6618 - 본 기사는 여기에 있습니다.